11/04/12 신앙은 실패속에서 성공을 보는 것 > 동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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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버밍험대학의 한 작은 미술관에는 세 개의 화판으로 된 중세풍의 그림이 전시되어있습니다. 왼쪽 화판에는 아벨의 주검을 안고 통곡하는 아담과 이브가 그려져 있고, 중간 화판에는 십자가에서 죽은 뒤 내려진 예수님을 보면서 통곡하는 마리아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또 하나의 화판에는 야곱이 짐승에게 찢겨 죽은 요셉을 생각하면서 요셉이 입던 피 묻은 채색 옷을 손에 쥐고 통곡하는 그림입니다.

화가는 이 세 그림모두 자녀의 죽음을 애통해 하는 부모의 아픈 심정을 담았습니다. 특히 요셉의 옷을 붙들고 우는 야곱의 그림은 비통하기 그지없습니다. 창세기 37:34-35에 보면 요셉을 잃고 애통하는 야곱의 모습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기 옷을 찢고 굵은 베로 허리를 묶고 오래도록 그의 아들을 위해 애통하니 그의 모든 자녀가 위로하되 그가 그 위로를 받지 아니하여 이르되 내가 슬퍼하며 스올로 내려가 아들에게로 가리라”

이렇게 야곱은 아들이 죽은 줄 알고 통곡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요셉이 죽지 않고 살아있지 않습니까? 뿐만 아니라 요셉은 나중에 이스라엘 땅에 기근이 들었을 때 부모형제의 생명을 구해주지 않습니까?

저는 우리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이 바로 요셉의 옷을 쥐고 통곡하는 야곱의 모습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여 근심하고 낙심하며 슬퍼하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먼 훗날을 보지 못하는 인간이기에 야곱처럼 통곡하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지 않습니까?

세월이 지나고 나서야, 야곱은 자신의 통곡 너머에 자신이 알지못하고 보지못하는 기근을 위해 요셉을 미리 애굽땅으로 인도하신 하나님 섭리의 손길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 우리는 너무 긴 불경기 속에서 모두들 매우 힘들어 합니다. 그러나 똑 같은 불경기를 경험하고 살면서도 언젠가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 속에 사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불경기로 인해 전혀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며 현재의 어렵고 힘든 현실만 바라보면서 낙심에 빠져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실 눈앞에 보이는 현실만 바라보면 낙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선 당장 내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야곱처럼 판단하여 쉽게 낙심하고 절망에 빠지곤 합니다. 비즈니스가 조금만 잘 안되어도 다 망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몸이 조금만 이상해도 죽을병에 걸린 것으로 생각하고 전전긍긍합니다.

기독교 신앙은 죽음을 보면서 그 죽음 안에 있는 살아있는 영원한 생명을 보는 것입니다. 잠시잠간의 실패 속에서 큰 성공을 보는 것입니다. 어려운 문제 속에서 하나님의 오묘하신 뜻을 보는 것입니다. 어두컴컴한 동굴 속에서 찬란하게 떠오르는 밝은 태양빛을 보는 것입니다. 작은 겨자씨 속에서 새들이 깃들이는 큰 나무를 보고, 계란 속에서 푸드득 거리는 닭을 보는 것이 믿음입니다.

히브리서 11장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믿음으로 살았습니다. 그들은 지금의 고통스런 현실을 보고 낙심하지 않고 참아 인내했습니다. 믿음을 지키기 위해 권력도 명예도 재물도 배설물처럼 버렸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먼 훗날 자신들을 위해 예비 된 영원한 소망을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도바울은 주어진 삶이 힘들어 고통 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다>고, 그러면서 이렇게 권면합니다. <너희가 그분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은 자로서 하나님을 사랑하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해주겠다.>고, 그리고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너희를 위해 십자가에 내어 주신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너희의 필요한 것을 주시지 아니하시겠느냐?>고. <세상의 그 어떤 것도 너희를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어 놓지 못한다.>고. 저는 이런 귀한 말씀들로 우리 성도들이 위로받고 승리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