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2/13 가시고기가 보여주는 부모님의 사랑 > 동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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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자기자녀인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실까요?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은 자기아들을 십자가에서 피흘려 죽이시기 까지 사랑하십니다. 그런 희생적인 하나님의 사랑은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모습을 통해 가르쳐주십니다. 심지어 미물인 벌레나 물고기를 통해서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조창인씨가 쓴 <가시고기>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희생적인 사랑이야기를 모아 쓴 소설인데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책으로 한 때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유가을이라는 가수는 <가시고기 사랑>이라는 노래로 어버이의 희생적인 사랑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가시고기는 7cm정도 되는 작은 물고기입니다. 수많은 물고기들 중에서 자기희생을 통해 부모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 또한 어떤 것인지를 가장 리얼하게 묘사해주는 물고기입니다.

5월부터 7월까지 가시고기의 산란기가 시작되면 아빠 가시고기가 강바닥 모래를 퍼내 구덩이를 파고 산란을 위한 둥지를 수초로 짓습니다. 어느 날 그 둥지에 암컷이 찾아와서 알을 낳고서는 훌쩍 떠나버립니다. 왜 알을 낳고 떠나는 것일까요? 엄마 가시고기가 알들과 함께 있으면 산후 특유의 엄마냄새로 인해 정적인 큰 물고기들이 와서 알을 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엄마가시고기는 자기 분신인 알들을 보호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둥지를 떠나 죽음을 맞이합니다.

엄마가시고기가 떠나고 나면 아빠 가시고기는 알이 새끼로 부화될 때까지 날개 짓을 하여 산소를 공급해줍니다. 침입자를 막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싸웁니다. 그러다가 기진맥진한 아빠가시고기도 둥지 옆에서 죽게 되고 새끼들은 아빠의 몸을 뜯어 먹고 어른가시고기로 성장한 뒤에 다시 부모가시고기의 삶을 살기위해 떠나게 됩니다. 가시고기는 비록 하찮은 미물이지만 얼마나 아름답고 고귀한 사랑을 보여주는지 모릅니다.

두 달 전에 장인어른이 돌아가셨습니다. 맏사위가 되어 장례식에도 참석치 못했습니다. 저만 못간 것이 아니라 딸인 제 아내조차도 자기아버지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는 형편을 제공해주지 못해 사실 얼마나 미안한지 모릅니다.

저는 매년 어버이주일을 맞을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어버이의 사랑,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야 하는 목사이기에 강단에서 효도를 부르짖기는 하지만 정작 나 자신은 효도하지 못하고 살아온 불효자이기 때문입니다.

제 아버지는 일찍이 비즈니스를 하다가 실패해서 온 식구들이 길거리에 나 앉아 굶주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러자 제 어머니가 머리에 물건을 이고 이 동네 저 동네로 다니면서 곡식과 맞바꾸기도 하고 팔기도 하면서 식구들을 먹여 살리고 저를 공부시켜주셨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세월을 이기지 못해 지금 89세의 노인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보청기를 착용해도 귀가 잘 들리지 않아 전화 통화도 제대로 못합니다. 그런 제 어머니는 지금도 자식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기도라고 생각하고 새벽마다 아들이 목회를 잘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저를 위해 기도하고 계십니다.

이름 모를 옛 시인은 어버이의 사랑을 이렇게 노래했습니다.<나무가 잔잔하고 싶으나 바람이 멎어주지 않고, 자식이 효도하고 싶으나 어버이가 오래 살아주지 않아 기회를 놓치고 운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요.> 그렇습니다. 기회 있을 때 효도해야 합니다. 가시고기가 가르쳐준 어버이의 희생적인 사랑을 기억하고 늦기전에 부모님께 효도하고 살아갑시다. 동시에 십자가를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감사하며 살아가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