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환 원로목사 07/10/16 그리스도인과 갑(甲)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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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사회에서 매스컴과 사람들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말이 <갑(甲)질 한다.>입니다. 대한항공 설립자(조중훈)의 손녀인 조00 대한항공 부사장의 항공기 불법회황 사건이 갑질 논란에 부채질을 했습니다. 재벌회장은 물론 국회위원, 학교 교사, 검찰과 경찰 등 갑질의 피해사례가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갑을(甲乙)은 본래 순서나 우열을 나타내는 말로 그동안 계약서에서나 보던 낯선 용어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사회내 강자가 지위를 이용해 약자에게 부당행위를 요구하는 대표적인 대명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갑>에 따라붙은 <질>은 대개 부정적인 뜻으로 쓰이는 말입니다. 물론 가위질이나 바느질 같이 부정적인 뜻이 아닌 경우도 있지만 고자질, 싸움질, 전화질, 삽질, 우라질 등 <질>은 대체로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갑질>이란 말에는 그런 행동은 해서는 안 될 못된 짓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담겨져 있습니다.
전에는 사람들이 갑(甲)질을 당해도 나는 을이라는 체념 속에 모든 수난을 감내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을 통한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의 발달로 을인 사람들이 갑에게 그때그때 즉각적인 반격을 가해 갑 대신 오히려 을이 큰소리치는 시대가 되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말조심 몸조심, 이것도 조심 저것도 조심 그저 조심조심한다고 합니다.
아무튼 갑(甲)질이란 말은 있어서는 안 될 좋지 않은 사회적 병폐로서 어서 속히 사라져야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교회는 그런 갑(甲)질 논란을 지켜보고 있는 제 3자 일뿐일까요? 물론 교회는 주님십자가의 은혜로 구원 얻은 성도들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갑을관계는 물론 갑(甲)질은 더더욱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교회 또한 거룩이라는 이름을 잘 포장해서 문제화 되지 않을 뿐이지 현실은 교회 안에도 부자와 가난한 사람, 신앙연륜이 오랜 자와 초신 자, 목회자와 평신도의 관계 등, 있어서는 안 될 갑을(甲乙)관계가 존재하고 있고, 그 갑을 관계가 갑(甲)질 문제화 될 소지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대형교회의 지원을 받는 미 자립교회가 을(乙)의 입장에서 굽신거리는데 익숙해져 있는가 하면, 큰 교회의 보조금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작은 교회 목사는 갑질에 눌릴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그동안 목회하면서 느끼는 것은 예수님 때문에 시험들어 교회를 떠나는 사람은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교회 안에서 갑질하는 사람들 때문에 상처를 받아 교회를 떠나는 경우는 보았습니다.
우리가 언제부터 갑의 위치에 있었습니까? 교회 안에서 진짜 갑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나 우리하나님은 갑(甲)의 위치에서 을(乙)인 우리를 살려 구원하시기 위해 을의 입장이 되어 십자가에 죽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세상이 말하는 갑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거룩하시고 의로우신 갑(甲)이십니다. 세상적인 갑은 자기 유익을 위해 갑질을 하지만 우리하나님은 의로우신 갑이시지만 결코 을인 우리에게 강자로 군림하지 않으십니다. 죄투성이 을(乙)인 사람들이 자기들 요구를 충족시켜 달라고 되레 큰소리쳐도 갑(甲)이신 하나님은 오히려 을인 우리의 입장을 이해하셔서 끊임없는 사랑과 자비를 베풀어 원하는 대로 복을 주시면서 우리를 바라보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그 주님을 모시고 살아가는 우리는 갑이 아닌 을의 입장에서 자신을 내려놓고 섬기는 자의 입장에서 살아야 함이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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