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31/14 영적슬럼프와 기대심리 > 동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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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제가 <일상이 행복이다>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일상이란 말은 특별한 일 없이 하루하루 평범하게 지내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들은 다람쥐 체바뀌 도는 것 같다고 해서 일상을 싫어하고 뭔가 특별한 변화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사실 특별한 일 없이 하루하루 잘 지내는 일상이 바로 하나님이 주신 은혜요 복입니다. 왜냐하면 일상을 벗어난 특별한 일들은 좋은 일보다는 좋지 않은 일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일상을 벗어난 좋지 않은 일들이 생겨 낙심할 때가 있는가 하면 계속되는 일상에 지쳐 낙심될 때도 있습니다. 그런 무기력한 상태를 가리켜 슬럼프(slump)라고 말합니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톱타자로 뛰고 있는 야구선수 추신수가 그동안 팔꿈치 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져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런데 결국에는 수술을 받기 위해 시즌을 조기마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의 홈런왕 이승엽선수도 한 때 슬럼프에 빠져 25타수 1안타밖에 치지 못한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운동선수들이 자주 슬럼프에 빠집니다. 슬럼프에 빠지면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고 자신감이 떨어지며, 만사가 귀찮아지고 일에 대한 의욕이 없어집니다.

신앙생활에도 영적슬럼프가 있습니다. 기도하기도 싫고, 성경보기도 싫고, 성가대에서 봉사하기도 싫고, 심지어 교회 가는 것조차 싫어질 때가 있습니다. 이런 영적슬럼프는 누구나 다 경험하게 됩니다.

영적슬럼프가 오면 영적인 분별력이 없어져서 모든 일을 세상적인 가치관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별 것 아닌 문제도 오해를 해서 쉽게 상처를 받고 낙심에 빠져버립니다.

시편 42편에 보면 고라자손이 지은 기도시가 나옵니다. 거기에 보면 시인은 자신을 향하여 이렇게 탄식합니다.<내 영혼아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하는가?> 영적슬럼프에 빠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영혼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낙심하고 불안해하게 될까요?

누군가에게 잔뜩 기대를 걸었는데 그 기대했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그토록 건강했던 내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건강을 잃을 때, 지금까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는데도 하는 일마다 꼬여서 비즈니스가 실패했을 때, 우리는 영적인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되는 것입니다.

기적의 선지자엘리야도 영적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갈멜산 기도의 대결에서 승리하고 거짓 선지자들을 다 도륙했습니다. 그래서 엘리야는 이스라엘백성은 물론 아합왕과 이세벨도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돌아올 것이라는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세벨은 예전보다 더 완악해졌습니다. 오히려 엘리야를 잡아 죽이려고 합니다. 엘리야의 기대가 무너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절망에 빠져 로뎀나무 아래서 죽기를 구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이달에 일을 좀 많이 했으니 형편이 좀 나아지겠지, 그러나 생각지도 않았던 타이어가 펑크 나고, 다음 달에는 괜찮겠지!하면 이가 아파 병원에 다녀오니 또 몇 백불이 나가,기대와 계획은 번번이 어긋나서 실망하게 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또 내일을 기대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본능적인 기대심리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대했던 일들이 잘 풀리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왜요? 영적슬럼프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계획했던 일들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이루어질 것이고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면 다른 길로 인도해주실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 어떤 일로도 영적슬럼프에 빠지지 않는 성숙한 믿음의 사람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