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2/14 빈말일지라도 기분은 좋았습니다. > 동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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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일 저는 버지니아 주에 소재한 페어팩스한인교회(양광호 목사 시무)에 가서 제직세미나와 주일집회를 인도하고 돌아왔습니다. 평소 저는 담임목사가 주일날 교회를 비우고 다른 교회에 집회를 인도하러간다는 것이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새해 년 초이기 때문에 더 그러했습니다. 그러나 평소 일 년 전 부터의 부탁이었기 때문에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어서 쉽게 수락하고 비행기를 탔습니다.

사실 집회초청을 받으면 마음에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그 교회 분위기는 어떨까? 내 집회스타일과 집회의 내용이 그 교회 담임목사의 목회 방향과 잘 맞을까? 그 교회의 니드(Need)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 거기다 비행기 티켓과 호텔숙박비까지 부담시켜야 하기 때문에 저로서는 망 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따르기로 했습니다. 토요일 오후 7시 30부터 9시까지 제직세미나 첫 시간을 인도하고, 주일날은 예배에서 말씀을 전한 뒤 오후에는 1시 30부터 3시까지 두 번째 제직세미나를 인도하기로 일정이 잡혀있었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토요일 저녁 첫 시간부터 성령님이 역사하기 시작했습니다. 2시간 가까이 연장해서 계속된 첫 세미나는 은혜가운데 끝났습니다.

주일날인 1월 26일에는 그 교회 담임목사님이 세미나시작예정인 오후 1:30분을 오후 1시로 앞당겨놓았습니다. 예배드리고 성도들이 점심을 다 먹기도 전부터 빨리 모이도록 재촉을 해서 오후 1시에 시작했습니다. 예정과는 달리 10분 블랙타임을 가지고 오후 3시 30분까지 2시간 30분을 강의했습니다.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집회는 은혜가운데 잘 끝났습니다. 담임목사님은 그동안 많은 목사님들이 다녀갔는데 이번이 최고로 좋았다고 했습니다. 저는 <설마요?>하고 반문했지만 설사 빈말일지라도 기분은 좋았습니다. 그러나 그 목사님의 인격이나 성품상 빈말은 아닌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장거리 여행의 피로감도 잊은 채 저는 기쁜 마음으로 월요일 오후에 LA로 돌아왔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사는 동안에는 많은 인간관계를 맺으면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같은 말이라도 상대방을 존중해주려고 신경을 써야 합니다. 말 한마디라도 상대방이 처한 형편과 상황을 헤아려주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전화를 걸때나 받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과는 전화통화만 하고 나면 기분이 나빠집니다. 지금 내게 어떤 좋지 않은 일이 있다고 해도 상대방이 불편해 하지 않도록 감정을 잘 조절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도바울은 빌립보서 2장 4-5절을 통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아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빈말을 해서는 안 되겠지만 때로는 빈말도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반면에 분명 진실인데도 진실을 밝혀서는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 아름다운 동산교회 성도들은 상대방이 들어서 격려가 되고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말만 하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