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환 원로목사 09/29/13 내가할 일, 하나님께서 하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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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어떤 기도원에 가면 <기도만능>이라고 쓴 큰 배너가 기도원 입구는 물론 예배당 안에도 걸려있습니다. 그런 기도원에는 기도가 만능인줄 잘못 알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옛날 한국에서 제가 섬기던 교회에도 기도만능에 빠진 한 여 집사님이 있었습니다. 남편이 땀 냄새나는 양말을 신고 출근하든지 말든지, 아이들이 밥을 먹든지 말든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밤낮 교회에 가서 기도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하나님께서 저런 모습을 기뻐하실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구하라 그러면 주실 것>이라고 했고,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했고, 또 <내가 너희게에 주마 약속하신 것이라고 하더라도 너희는 기도할지니라(겔 36:37)>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성도가 마땅히 해야 할 의무이자 하나님과의 관계를 지속시켜주는 신앙생활의 기본입니다. 그래서 기도는 그리스도인의 영적호흡이고 하나님과 교제하기 위한 대화입니다.
그러나 기도는 내가 원하고 바라는 소원이 그대로 이루어지게 하는 수단이 아닙니다. 기도는 나의 뜻을 이루기 위한 만능의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찾아 이루기 위한 수단이어야 합니다. 기도는 위로부터 오는 지혜를 따라 사는 길을 찾는 것입니다. 기도는 자기 자신에게 하나님을 맞추어가는 과정이 아니라 하나님에게 자신을 맞추어가는 것입니다.
왜 제가 이렇게 기도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일까요? 기도만능에 빠지게 되면 내가 해야 할 일과 하나님께서 하실 일을 구분하지 못해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당하는가 하면 하나님을 이상한 분으로 오해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자세히 살펴보면 내가 해야 할 일과 하나님께서 해주실 일이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내가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내 삶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해주시는 것으로 잘못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비즈니스가 자신의 실수로 어려움을 당하거나 가정의 자녀들이 엇길로 나가든지 하는 모든 책임을 하나님께 돌리고, 기도하다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하나님을 원망하다가 신앙을 저버리기도 합니다.
우리는 성공적인 신앙생활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일과 하나님께서 해주실 일을 잘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죽은 나사로가 살아서 걸어 나오자 예수님은 <풀어 놓아 다니게 하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죽은 나사로를 살리는 일은 하나님이 하시지만 수의로 감싸인 육체를 움직일 수 있도록 풀어 놓아 다니게 하는 것은 사람이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풀어놓아 다니게 하는 것도 주님이 해달라고 매달릴 때가 있습니다.
이스라엘백성들이 여리고성을 정복할 때도 그 성을 무너뜨리는 것은 하나님의 하실 일이지만 여리고성을 도는 일은 이스라엘백성들이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요한복음 3:16절은 성경전체를 대표하는 구절로서 한 마디로 <예수 믿어라 그러면 내가 너를 구원하마!>입니다. 죄에서 나를 구원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하실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를 나의구주로 믿는 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인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의 할 일과 하나님께서 하실 일은 분명히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하실 일을 내가 하려고 하니 문제가 생깁니다. 반면에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나님께 해달라고 조르다 보니 낙심하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갖고 있는 문제 앞에서 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럴 때 하나님이 나를 위해 하나님이 하실 일을 해주심으로 그 문제가 해결되고 성공적인 그리스도인의 삶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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