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7/13 착각은 자유, 오해는 금물 > 동산칼럼

• 목록

우리교회가 개척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우리교인은 아니지만 아들 하나 데리고 사는 어떤 여 집사님이 있었습니다. 그 여 집사님은 삶의 형편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렇다고 저 또한 도와줄 형편이 되지 못해 우리내외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로 도와주었을 뿐입니다. 그런 저와 제 아내를 오해한 그 아들이 어느 날 자기 어머니에게 <엄마, 저 목사님과 사모님 아무래도 뭔가 꿍꿍이속이 있는 것 같애,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도와줄 수 있겠어, 그러니까 조심해!> 라고 말하더라는 것입니다.

인간관계를 맺으면서 살다보면 이런 오해들이 많이 생깁니다. 남남은 물론이고 성도들 간이나 심지어 부모자식, 부부간에도 오해가 생깁니다. 그래서 오해로 인해 인간관계에 금이 가고, 오해 때문에 분내고 욕하고 싸우다가 원수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전혀 근거없는 일로 오해한 나머지 신앙을 저버리고 교회를 떠나기도 합니다.

지금은 아닙니다만 저도 한 때 심각한 오해를 한 적이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성도들 가운데도 그때 저와 똑 같은 오해를 하고 계시는 분이 있을지 모릅니다. 우리 호산나 찬양 팀이 키보드, 베이스기타, 드럼 등 각종 악기를 통해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드럼과 베이스기타 그리고 세컨 키보드(2nd)를 치는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지 않는 것을 보면서 <어차피 하나님 찬양하는데 입 벌려 같이 노래하면서 연주를 하면 좋지 않을까? 왜 저렇게 좋은 인물에 입을 꼭 닫고 있을까?>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베이스기타와 드럼 그리고 세컨 키보드는 음악을 아름답고 예쁘게 만들어주는 소위 효과음이었습니다. 우리가 부르는 멜로디와는 박자가 다른 엇박자 또는 음악효과를 위해 베이스를 넣어주는 것이라서 노래를 같이 부를 수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제가 그런 악기들의 기능과 음악에 대한 무지로 인해 오해했던 것입니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인간관계 속에서 서로 갈등하고 반목하는 이유 중의 상당부분이 오해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오해는 상대방의 마음속에 큰 상처를 입게 할뿐 아니라 교회에서의 헌신과 봉사의 기회를 가로막고 신앙생활에 회의를 느껴 실족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오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져 풀리게 되어 있습니다만.

다른 사람으로부터 어떤 일을 오해 받는다는 것은 심히 괴로운 일입니다. 목사인 저도 간혹 오해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로 오해를 받을 때는 제 자신이 한심스럽고 괴롭기도 합니다.

성경에도 오해받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다윗이 그러했고, 모세도 사도바울도 오해를 받곤 했습니다. 그러면 왜 오해하는 것일까요? 첫째는 상대방을 믿지 못하는 신뢰의 부족에서 오는 것입니다. 둘째는 자기 자신의 자격지심과 앞서 제가 찬양 팀을 오해했던 것처럼 무지 때문에 오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자기만의 경험과 자기생각에 사로잡히거나 서로 생각이 달라서 착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잘 알지도 못한 채 상대방이 그럴 것이라고 단정하는데서 부터 오해가 생깁니다.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한 형제자매 된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착각이 속단으로 인한 오해로 발전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착각은 저를 비롯해 누구나 할 수 있기에 착각은 자유지만 오해는 금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