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6/14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 > 동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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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미국 온지 19년 만인 지금으로부터 7년 전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할 때였습니다. 자매노회인 목포노회 임원 목사님과 함께 차를 타고 지리산 기슭을 통과하고 있었습니다. 주먹만한 GPS를 차에 설치하고 길을 가는데 GPS 속의 어떤 아가씨가 나근나근한 목소리로 얼마나 친절하게 안내를 하는지요. <여기는 25Km 지점입니다. 잠시 후에 커브길이 시작됩니다. 30m 전방에 건널목이 있으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어딘지는 모르겠으나 산 고개를 넘어 비탈길로 내려가고 있는데 그 GPS속의 아가씨가 <속도를 줄이세요!>하고 길을 안내하는데 <속도를 줄이세요, 속도를 줄이세요!>하고 점점 목소리가 급하고 날카로워지더니 갑자기 <이놈아 속도 줄여!>하고 야단을 치는 것 아닙니까? 얼마나 놀랬는지 모릅니다.

운전하는 목사님께 <도대체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하고 물었더니 GPS회사에서 재미있게 하느라 간혹 특정한 곳을 지날 때 그렇게 녹음을 해 놓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지금 서울을 비롯해서 수도권에서는 어느 정도 활동하는 사람의 경우 하루에 무려 36번이나 얼굴이 사진에 찍힌다고 합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DMV, 은행, 백화점 그리고 길을 갈 때 높은 상공에 떠 있는 우주선으로부터 하루에 몇 번씩은 사진이 찍이면서 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사람이 설치해 놓은 카메라에 자신도 모른채 사진이 찍히면서 사는데 우리가 전능하신 하나님의 눈앞에 100% 노출되어 살아가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닐까요? 그래서 우리는 신전의식(神前意識, Coram Deo)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다니엘서 5장 25절 이하에 보면 바벨론의 벨사살 왕이 어느 날 신복들과 방백들을 모아놓고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해온 거룩한 성전기물로 술을 따라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건너편 벽에 손가락이 나타나더니 이런 글을 씁니다.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 그것을 본 왕과 방백과 신하들이 얼마나 놀랬겠습니까?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 술사와 박사들을 불렀지만 그 글자를 해석하지 못합니다. 결국 다니엘이 그 뜻을 해석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벨사살 왕을 저울에 올려놓고 달아보니 함량미달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자기아버지 느부갓네살이 하나님을 멸시하다가 저주받은 것을 그의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거룩한 성전기물로 술 따라 마시면서 하나님을 멸시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벽에 글자를 써서 벨사살왕에 대한 심판을 통고하신 것입니다. 

오늘 우리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하루하루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하나님의 저울로 달고 계십니다. 우리가 잘못하는 것을 하나도 빠짐없이 세고 계십니다. 우리의 일거수일투족 모두 다 기록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이 정해놓으신 limit에 도달했는지를 측정해보십니다.

저울에 달아 부족한 벨사살 왕을 왕좌에서 끌어내리고 나라를 고레스에게 넘겨주었듯이 우리가 하나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내 맘대로 살면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신 복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십니다. 그래서 요한계시록에 보면 촛대를 옮기신다고 했습니다. 하나님 공의의 저울은 설마가 없습니다.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날마다 우리가 하나님의 저울에 달려지면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 나에 대한 주님의 기대치에 함량미달이 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 모두 여름철 농부를 위한 얼음냉수처럼 주님의 마음을 시원케 해드리는 삶을 살아가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