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4/13 일상(日常)과 범사(凡事)의 감사 > 동산칼럼

• 목록

 어느 듯 한해가 훌쩍 지나 주후 2013년 추수감사절이 되었습니다. 저는 추수감사주일을 앞두고 한 주간 내내 감사에 대한 생각을 했습니다. 먼저 내 개인적인 입장에서 감사한 일들을 생각해보고 다음에는 우리교회 입장에서 감사한 일들을 생각해봤습니다. 개인적으로나 교회적으로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가 너무 많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고 일상이 유지된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일상에서 특별한 일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일상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요 축복입니다.

우리는 아침마다 매스컴을 통해 별의별 수많은 사건사고 소식을 듣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중동지역의 테러를 비롯하여 자동차사고, 열차사고, 비행기사고, 태풍과 지진 등 자연재해로 인한 사건 사고 또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사건사고 많은 세상에서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 않은 것은 감사할일 아닐까요? 내 가정도 우리교회도 일상이 깨어지지 않았다면 크게 감사할 일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걸 모르고 자꾸만 특별한 일이 없이 밋밋하게 하루하루 사는 것에 대해 불평합니다.

사도바울은 데살로니가전서 5:16-18절을 통해 이렇게 권면합니다.“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여기서 <기뻐하라, 기도하라, 감사하라>는 것은 세상불신자들에게 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예수 믿는 오늘 우리에게 주신 말씀입니다. 그렇게 기뻐하고 기도하고 감사하며 살아야 할 이유는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이라고 말씀합니다.

이런 말들의 앞에 보면 <항상, 쉬지 말고, 범사에>라는 단어들이 붙어있습니다. 이런 단어들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항상은(always, all the time) 시간적으로 매일 안에 들어있어서 매일보다 더 좁은 시간적 의미입니다. 쉬지 말고란 말 역시 매일 안에 들어있는 순간순간의 시간을 말합니다. 범사란 말도 매일보다 좁은 의미로 하루하루 매일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말합니다. 따라서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은, 이틀 만에 한번이 아니고, 생각날 때마다가 아니고, 좋은 일이 있을 때만이 아니고, 매 순간을 기뻐하고 기도하고 감사하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말씀은 삶 속에 어떤 일이 있든 없든 간에 하루하루 매일의 일상에 대해 감사하라는 것입니다.

감사(感謝)는 본래 숙고(熟考)한다는 말에서 생겼다고 합니다. 감사한 마음은 깊이 생각해보지 않는 곳에서 생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영어에서도 생각하다의 think와 감사의 thank는 같은 어원에서 나온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지나온 날들을 깊이 숙고해보면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 믿고 구원 얻은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아침마다 숨쉬며 일어나는 것 또한 감사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그리고 홈 디포 앞에 가면 제발 오늘 하루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목매는 사람이 한두 사람이 아닌데, 설사 좋은 직장이 아니라도 나에게 일터 주신 것 감사하지 않습니까? 냉장고 열면 그래도 먹을 것 있으니 감사하고, 그러다가 주일되면 깨끗한 옷 갈아입고 교회에 가서 하나님께 예배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 것 감사하지 않습니까?

구원 받은 자로서 가장 기본적인 감사는 범사와 일상에 감사하며 사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범사와 일상에 함께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주후 2013년 추수감사주일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