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3/13 어디 좋은 교회 없습니까? > 동산칼럼

• 목록

지금은 고인이 되었습니다만. 십여 년 전 제가 알고 지내던 어떤 나이 많으신 장로님이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최목사님! LA에 교회가 1200개라고 하는데 아무리 살펴봐도 내가 출석할 만한 교회가 없으니 이 일을 어찌하면 좋습니까?>

저는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사로서 마땅히 대답할 말도 없었지만 정말 민망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하기야 그분이 그동안 출석했던 교회만 수십 개가 넘는다고 하니 또 다시 어떤 교회에 가도 적응하기는 어려웠을 것이고 그러다 보니 그분 입장에선 그런 말이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좋은 교회>라는 말을 합니다. 좋은 교회라면 어떤 교회를 말하는 것일까요? 물론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이겠지만 한국식 어감으로는 혹시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에 의해 좋다고 생각되는 교회를 말하는 것은 아닐까요? 제 생각에는 <좋은 교회>보다는 <교회다운교회>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요즘에는 좋은 교회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좋은 교회를 찾기 위해 이교회 저 교회 다니다 보니 <교회 Shopping>이라는 말까지 생겨났습니다.
좋은 교회는 어떤 교회를 말하는 것일까요? 하나님의 뜻보다는 자기구미에 맞는 교회를 뜻하는 게 아닐까요? 그런 사람들이 많다보니 교회이름도 <좋은 교회>라고 짓다가 그것 가지고 안 되니까 <참 좋은 교회>라고 고쳐짓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은 오늘날 교회가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옛날에는 교회가 많지 않아 2,30리 길을 걸어 다녀야 했습니다. 그때는 좋은 교회라는 말이 없었습니다. 그저 교회 다니면서 예수 믿는 것이 좋았을 뿐입니다.

어느 날 한 청년이 스폴죤 목사님을 찾아와서 이런 부탁을 했습니다. <목사님! 지금 제가 다니고 있는 교회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러니 좋은 교회 좀 소개해주십시오> 그러자 스폴죤 목사님이 그 청년에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내가 아무리 좋은 교회를 소개해도 자네가 출석하는 그날부터 그 교회는 좋지 않은 교회가 될 걸세!>하고 그 청년을 권면했다고 합니다.
만약 누가 저를 찾아와서 좋은 교회를 소개해 달라고 하면 저는 <베드로에게 가서 물어보시오>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복음서에 보면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해가 저물었습니다. 예수님은 오병이어로 많은 사람들은 배불리 먹이셨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이 떡만 얻어먹은 뒤 한 사람 두 사람 다 예수님 곁을 떠나갔습니다.
열두 제자만 남았습니다.
허탈감을 느끼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물으십니다. <너희들도 가려느냐?> 그때 성질 급한 베드로가 대답했습니다.“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오리까?”(요 6:68). 그렇습니다. 저는 이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세가 되어서 그런지, 교회와 목회자가 주님의 몸인 교회와 복음을 전해야 할 본연의 자세에서 벗어나는 경향이 있는가 하면 교인들 또한 본질이 아닌 지엽적인 문제로 너무 쉽게 교회를 떠납니다. 그러다보니 교회와 목회자들이 사람들의 비유를 맞추는데 급급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교회는 사람들의 비유 맞추어주는 곳이 아닙니다. 죄로 인해 죽은 영혼을 구원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교회는 생명을 살리는 영생의 말씀이 선포되어야 하고 생명이 잉태되어야 합니다. 믿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인치고 보증하시는 성령님의 운행하심이 있어야 하며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야 교회다운교회(좋은 교회)인 것입니다.

저는 우리 아름다운 동산교회가 아직도 예수를 모르는 사람들, 교회를 찾아 방황하는 많은 사람들이 어떤 교회가 좋은 교회인지 베드로에게 물어보고 찾아올 수 있는 교회가 되었으면 합니다.